방귀나오는 잘 나오는 자세? 그런건 필요없다
나는 당신의 고민을 알고있다
배가 더부룩하고, 뭔가 가스가 가득 차있고,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고, 어쩌면 찌릿찌릿 콕콕 찌르는 살짝 아픈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뭔가 시원하게 방귀를 끼고 싶은에 안나오는 그런 상태일 것이다. 왜 그렇게 잘 알고 있냐고? 내가 그랬으니까.
방귀를 잘 나오게 하는 자세가 있지 않을까? 요가 동작이 있지 않을까? 유튜브에 검색하면 생각보다 꽤 많은 동영상이 나오고, 거기에 있는 영상들을 따라서 해봤지만, 방귀가 찔끔찔끔 나올 뿐 속이 시원하지 않은건 여전하다. 어쩌면 전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고치지 못하면
방귀가 안나오는 근본적인 이유가 뭘까. 물론 뭐 어디 안좋은걸 먹어서 배에서 가스가 갑자기 많이 만들어졌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무의식적인 긴장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과각성 상태였을 확률이 높다.
특히 방귀가 잘 안나와서 불편한 기억이 자주 있거나, 오랜 변비로 고통을 받아왔거나 하면, 뇌는 "방귀를 뀌어야 한다" "쾌변을 봐야 한다" 라는 아주 전투적인 미션을 받게 되고, 이것을 생존에 직결된 문제라고 인식해서 더욱더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긴장상태는 말초 혈류를 감소시키고 몸을 경직시키는데, 방귀가 나오게 되는 가장 중요한 직장과 항문 근육의 수축을 불러일으킨다. 방귀를 뀌기 위해 문을 걸어잠구는 아주 거지같은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방귀 잘 나오는 자세 잘못하면 큰일난다
방귀를 잘 나오게 하는 그런 자세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것은 장의 연동운동을 "강제" 하고, 장내 압력을 올려서 방귀가 나오게끔 하는 동작들이다. 물론 일시적으로 장 운동이 약해진 사람들에게는 아주 효과가 직빵일 것이다. 그런 동영상에 달린 댓글 "와, 이 동작 따라했더니 아주 시원하게 나왔어요!" 하고 말하는 사람과 지금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의 장 상태가 동일하다고 장담할 수 있나?
아마 당신은 이 글을 찾기 전에 나처럼 유튜브 동영상을 많이 찾아보고 따라도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효과가 없어서 글을 찾다 찾다 여기에 도달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는 것은 당신의 장 운동은 사실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는, 출구가 막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출구가 막힌 상태에서 압력을 가하면 어떻게 될까? 장이 받는 데미지는 더욱더 올라간다. 가스로 가득 차서 안그래도 잔뜩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장에게 압력까지 주면, 장 내에서 염증같은게 생겨서 콕콕 찌르는 느낌이 더 심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사람의 몸은 신기하게도, '이완해야지' 라고 마음을 먹으면 더 긴장하게 되어있다. 특히 항문 주변 평활근은 아주 미세하게 반응함에도 인간의 의지의 명령을 받지 않기 때문에 더 컨트롤하기가 어렵다. 이것때문에 변비가 올수도 있다니. 인간의 몸은 왜이렇게 만들어졌을까. 제길.
하지만 의식이 직접 컨트롤할 수 없는 근육이라 할지라도, 간접적으로 우회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다.
먼저 방귀를 완전히 잊을 정도의 무언가 집중할 만한 대상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집중할 만한 대상이 영상 시청의 형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건강하지 못한 도파민이며, 뇌에서 계속 긴장상태 호르몬을 방출시킨다.
이 글을 쓰면서 지금 나는 방금 방귀가 나왔다
바로 이 지점이다! 집중할 대상은 영상처럼 당신에게 정보가 '인풋' 되는 형태가 아니라, 당신 안에 들어있는 정보를 끄집어내는 '아웃풋' 형태의 집중이어야 한다. 나는 블로그 글을 쓰거나, 하루 일과를 계획하거나 중장기 프로젝트를 구상하거나 코딩을 하는 등, 그냥 배가 더부룩하다는 사실도 잊을만큼의 적당한 난이도가 있는 과업을 선택하고 집중한다.
그러면 여기서 신기한 점이 발생하는데, "이완해야겠다" 라는 집착이 사라지면서 아이러니하게 몸이 이완이 조금씩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임계점을 지나면 방귀가 슉슉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마 가스가 많이 찼더라면 작업하는 내내 5분마다 방귀를 끼어대는 방귀대장 뿡뿡이가 되어있을 것이다. 당연히 다른사람과 같이 있는 상황이면 안된다. 무의식중에 방귀를 또 참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래서 사람은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토록 방귀가 중요할줄이야.
조건반사 이용하기
파블로프의 개 실험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 개는 종소리만 들려도 침을 질질 흘리는데, 이 조건반사를 이용하면 그래도 좀 수월하게 방귀를 낄 수 있다.
방귀가 마려울때 변기에 앉아라. 그리고 변을 보는게 아니라 방귀를 본다고 생각하고 그냥 3분정도만 앉아봐라. 억지로 뀌려고 하지 말고 그런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한번이 아니고, 열번, 백번이 되면 뇌는 "변기에 앉으면 방귀끼는 시간" 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낸다. 변기에 앉아있는 것 만으로도 항문근육이 이완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억지로 힘을 안줘도 된다. 그냥 변기에 앉아있다가 방귀가 안나오면 쿨하게 일어서서 나오면 그만이다. 그러다 10분정도 뒤에 방귀가 또 마렵다면? 또 와서 앉으면 된다. 화장실에 가서 앉아있는게 돈드는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체크하자
방귀가 안나오는 이유가 무의식적인 미세한 긴장으로 인한 출구 막힘인지, 아니면 오랜 시간 운동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장 운동 자체가 약해진 것인지를 잘 판별해야 한다.
만약 전자라면 장 요가 같은것은 큰 도움이 안되지만, 후자라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상태를 아는것이 이토록 중요하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 라고 말한것일까? 방귀가 이토록 중요하다.